이제 3학년이 되는 지금 처음으로 실습을 나가게 된 2주 중에 한 곳이 바로 누리봄 사회복귀시설이었다. 따라서 회원님들과의 만남은 더더욱 떨리고 걱정되었다. 실습지에 나가기 전에 홈페이지를 둘러보며 사회복귀시설이 어떤 시설인지, 어떤 분들이 계신지 미리 살펴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습 전 날 밤에는 어떤 대상자가 있을지, 대상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 지 혹여 내가 실수를 하지는 않을지 등에 대한 생각에 기나긴 밤을 보냈다. 하지만 실습 첫 날 먼저 다가와주시고 대화도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는 대상자분들과 이야기를 해보니 내가 괜한 걱정을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얕아지는 경계심 속에 먼저 용기를 내서 다가가면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분들이었다. 회원님들과 관계를 형성하는 부분에서 아쉬운 점은 내가 정신건강간호와 관련한 지식이 많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나마 학교에서 배웠던 치료적 의사소통을 사용하고 싶었지만 회원님과 대화 후에 남는 것은 ‘왜 이때 이렇게 말하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이었다. 앞으로 이러한 기회가 생긴다면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회원님들과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바람이다.

  또한, 강남역 살인사건, PC방 살인사건, 의료기관 내 폭력사건의 가해자들이 정신질환을 앓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정신질환자와 범죄자를 동일시하는 사회적 낙인과 그로 인한 의료적 진료 문제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올라왔다. 전공책에서 보았던 정신질환에 대해 무미건조했던 나 또한 미디어에서 비추어지는 정보를 바탕으로 그저 단편적으로 보아 정신질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무의식중에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실습을 통해 본 회원님들 중에서 정상적인 생활 속에서 정신질환에 걸린 분도 계신 것을 보고 정신질환은 누구나 걸릴 수 있으며 꾸준한 약물치료 및 재활 프로그램을 통해 회복할 수 있다는 것과 그들도 우리와 별다를 것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편견이 만연한 상황에서, 누리봄과 같은 사회복귀시설이 전국에 단 7곳 밖에 없다는 실정에서 제대로 된 진료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다. 현재 내가 법을 개정할 수는 없지만 정신질환에 대한 인식은 바꿀 수 있기에, 미래에 간호사가 되고 싶은 나에게 누리봄에서의 실습은 잘 알지 못해 두려워했던 정신질환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5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