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누리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설렘도 있었지만 사실 걱정스런 마음이 앞섰다. 기존에 실습하던 센터와는 달리 많은 회원님들을 한꺼번에 만나기 때문에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무슨 말로 인사를 건네야할까 등 고민스런 마음을 안고 누리봄에 들어섰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원장님께서 누리봄과 회원님들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시고 우리가 어떻게 다가가면 좋을지 말씀해주시면서 회원님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고 해주셔서 걱정을 덜 수 있었다. 또한 막상 회원님들을 만나보니 그런 걱정들이 기우였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대부분의 회원님들께서는 우리가 말을 걸면 친절히 대답해 주셨고, 먼저 말을 걸어오셔서 이야기 하시는 회원님들도 계셨다. 

회원님들끼리도 서로 잘 아시는 듯 했고 주거형식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가족과 같은 따뜻한 분위기를 금세 느낄 수 있었다. 오전에는 누리봄에서 '칭찬합시다'와 '음악치료'프로그램이 있었다. '칭찬합시다'는 공동생활을 하면서 모범이 보인 분을 회원님들끼리 투표하여 뽑아서 칭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보면서 공동생활의 중요성과 함께하는 삶에 대해 회원분들이 더 생각하고 느낄 수 있어서 좋은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에 이어서 했던 '음악치료' 는 하루동안 누리봄에 있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다. 외부에서 음악선생님께서 오셔서 진행되는 방식이었는데 이 날은 다같이 '에레스투'라는 곡을 배웠다. 선생님께서 한 분 한 분 회원님들의 성함을 묻고 기억하려고 애쓰시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혼자 노래를 해 볼 수 있는 시간도 있었는데, 손을 들고 부르신 분도 계실 정도로 회원님들께서 노래부르는 것에 생각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셔서 놀랐다. 그리고 노래를 다 부른 후 가사를 생각해보고 그와 관련된 각자의 기억이나 추억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다. 이 시간에 대부분의 회원님들께서 과거 젊었을때 행복했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다. 그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이 분들도 한때는 나와 같은 일반인의 생활을 하시고 평범한 삶을 살며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으셨던 분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생각하니 그때부터 정신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이라는 생각보다는 누군가의 아버지, 아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또한 정신실습을 시작하면서 선입견이 많이 줄었다고 생각했는데, 대상자 한 분 한 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오후에는 어린이 대공원으로 이동해서 '풋살'을 했다. 생각보다 많은 회원님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더 재밌게 열심히 참여할 수 있었다. 게임을 하면서 서로 대화를 하지않아도 패스를 하고, 함께 팀을 이루어 같은 목표를 위해 애쓴다는 것이 참 좋았다. 

하루동안 실습을 하면서 누리봄에서 일하시는 선생님들을 보며 지역사회간호사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하게되었다. 병동과는 매우 다른 일을 하기 때문에 지역사회나 정신건강관련 기관에서는 간호사가 맡는 직무가 무엇인지, 실제로 일할 때 사회복지사와 다른 간호사만의 일이 있는지 궁금해졌다. 이에 대해서는 실습 후 면담시간에 부원장님께서 친절히 답변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학교에서 지역사회나 정신간호를 아직 다 배우지 않고 실습을 해서 놓친 부분이 있을거라는 점은 아쉬웠다.

누리봄은 정신질환을 갖고 계신 분들이 지역사회로 복귀하기 전 원활한 일상생활을 위해 재활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곳이라고 했다. 실제로 실습을 해보니 이러한 기관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와 같은 시설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일상생활로 복귀하시는 분들이 더 많이 늘어나면 좋겠다. 또한 정신질환관련 기관이나 대상자들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도 줄어들길 바래본다.